울산 33층 주상복합 화인 규명 장기화 조짐…CCTV·목격자 확보 난항

경찰 조사인력 70명 동원…주변 도로·건물 CCTV, 주민까지 조사

(울산=뉴스1) 김기열 기자 | 2020-10-15 14:39 송고
12일 오후 대형 화재가 발생한 울산 남구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설계, 구조, 시공, 전기, 소방, 설비, 가스 등 7개 분야 전문가들이 1차 현장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2020.10.12/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울산 주상복합아파트 화재의 최초 발화지점이 CCTV 사각지대 인데다 목격자도 확보하지 못해 경찰의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한 수사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5일 울산지방경찰청 전담수사팀에 따르면 최초 발화지점인 3층 야외테라스를 중심으로 건물 안밖과 주변 도로의 CCTV 영상까지 모두 수집해 정밀하게 분석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까지 조사중인 사항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실화, 방화, 자연 발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꼼꼼하게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화재 발생 시간이 늦은 밤 야외에서 화재가 발생해 잘 보이지 않고, 발화지점 주변의 CCTV 영상 분량이 워낙 방대해 이를 분석하고 화재 원인까지 찾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대형 화재가 발생한 울산 남구 달동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 소방 등 관계당국이 2차 합동감식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건물 아래로 피해 주민들이 자신의 집에서 들고 나온 짐을 차에 싣고 있다. 2020.10.1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경찰은 일단 화재 목격자를 찾기 위해 주상복합 입주민 이외에도 인근 아파트 주민과 상가주민 등까지 범위를 확대해 최초 발화 요인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등 관계기관들과 공동으로 진행한 두 차례 현장감식을 통해 최초 발화지점을 3층 테라스로 특정하고, 주변 CCTV 영상까지 분석했지만 당시 카메라가 발화지점과 반대인 어린이 놀이터를 촬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다.

또 인근 아파트 주민 등에서 "담배꽁초나 폭죽 같은 불꽃이 3층에서 강한 바람을 타고 12층으로 올라갔다"는 진술에 따라 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다만 테라스 바닥이 나무재질이지만 담배꽁초 불씨만으로 발화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인위적이거나 또 다른 인화요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방화 가능성도 함께 조사중이다.

이 외에도 화재 당일 강한 바람이 불었기 때문에 주변 아파트나 건물 등에서 불씨나 담배꽁초가 날아왔을 경우까지 조사범위를 넓혀 나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규모가 큰 데다 당일 바람이 강하게 분 점 등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70여명의 조사인력을 동원해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아직 화재 원인을 규명할 구체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았지만 모든 인력이 최선을 다해 조사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찾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8일 밤 11시 7분께 울산 남구 달동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 3층 테라스에서 발생한 불은 외벽의 알루미늄 복합패널을 타고 33층까지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15시간 40분 만인 9일 오후 2시 50분께 완전 진화됐다.